토마손


초예술 토마손(쵸오게이쥬츠토마손)이란, 아카세가와 겐페이(1937~2014) 등이 발견한 예술상의 개념이다. 부동산에 부속되어 마치 전시하는 것처럼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는 무용지물을 말한다. 그 존재가 마치 예술 같으면서도, 그 쓸모없음・비실용에 있어서 예술보다 더 예술다운 것을 ‘초예술(hyperart)’이라고 부르며, 그중에서도 부동산에 속한 것을 토마손이라고 부른다. 그 안에는, 예전에는 도움이 되었던 것도 있고, 애당초 만든 의도를 알 수 없는 것도 있다. 초예술을 초예술이라고 생각하고 만드는 사람(작가)은 없고, 다만 감상하는 사람만이 존재한다.


토마손의 어원

어원은, 프로야구・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두 시즌만 재적했던 게리 토마손이라는 선수부터 비롯된 것이다.

토마손은, 전직 메이저리거로서 이적 후 1년차는 고만고만한 활약을 보였지만, 2년차는 완전히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4번 타자 자리에 계속 기용되었다. 헛스윙을 보여주기 위해 4번에 계속 남아있는 듯한 그의 모습이, 마치 ‘부동산에 부착되어 (흡사 예술처럼) 아름답게 보존된 무용지물’이라는 개념을 가리키기에 적합했기 때문에, 명칭으로 채택되었다.

고유명사가 명칭으로 채택된 이유는, 기존의 단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개념을 가진 것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얽매임(속박) 없는 새로운 호칭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새로 발견된 질병명 등 학술적 용어에 개인 이름을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토마손 선수 이름의 유래와 ‘초예술 토마손’의 개념은 관련이 없다.


초예술 토마손의 발견과 명명

토마손(계단만 남겨진 전신주)의 예. via Wikimedia Commons
토마슨(순수 터널)의 예 (도쿠시마현·해부역 부근). via Wikimedia Commons

1972년, 아카세가와 겐페이, 미나미 신보(1947~), 마츠다 테츠오(1947~)가, 도쿄 요쓰야(신주쿠구 요쓰야 혼시오쵸)의 여관인 쇼헤이칸 옆 길을 걷고 있을 때, 오르내리는 형태와 기능은 있으면서, 올라간 곳에는 출입구가 없고, 내려올 수밖에 없는 멋진 계단을 발견했다. 게다가 그 난간에는 보수의 흔적이 있고, 소중하게 보존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듬해, 아카세가와 겐페이는 세이부 철도 이케부쿠로 선 에코다 역에서 베니어판으로 막아 놓은 사용되지 않게 된 출찰구(매표소 창구)를 발견했다. 그 베니어판은 오랫동안 돈의 출납으로 움푹 들어간 돌의 표면에 맞추어 필요 이상으로 꼼꼼하게, 미묘한 곡선으로 절단되어 있었다.

또한, 미나미 신보는 오차노미즈 지역의 산라쿠 병원에서, 지극히 당당한 만듦새이면서 출입구만은 꼭 들어맞게 시멘트로 막힌 통용문을 발견하여 보고를 했다.

이러한 물건은 ‘요쓰야의 순수계단’, ‘에코다의 무용창구’, ‘오차노미즈의 무용문’으로 명명되었으며, 공통된 개념으로 부상했던 ‘초예술’(예술처럼 실제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 예술처럼 소중하게 보존되어 흡사 아름답게 전시・제시되어 있는 듯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그러면서도 작품으로 생각하고 만든 사람조차 없다는 점에서 예술보다 더 예술다운 존재)의 예로 인식되었다.

‘초예술’ 중에서도 부동산에 부착되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애칭, 통칭과도 같은 고유명사로서, ‘토마손’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아카세가와가 강사를 하던 미학교 ‘고현학 교실’의 학생들의 논의 중에 이 이름이 결정됐다. 더욱이, 토마손 선수의 삼진 기록은 132개(당시 프로야구 역대 4위)로, 도중에 퇴단한 1982년에는 그것을 웃도는 페이스였다.

이 개념이 아카세가와의 연재가 있었던 비야쿠야쇼보 출판사의 잡지 《사진시대》에서 1982년에 발표되었으며, ‘고현학 교실’ 학생들의 ‘탐사’ 활동이나 아카세가와 자신이 채집한 ‘물건’ 사진이 아카세가와의 글로 발표되어 독자로부터의 물건의 보고를 지면상에서 발표·해설하는 형태가 잡히자 하나의 붐이 되어 일거에 ‘토마손’의 개념이 퍼졌다. 《사진시대》의 연재는 도중에 비야쿠야쇼보 출판사 출간의 단행본 『초예술 토마손』으로 정리되었다. 이 단행본은 연재 도중까지의 내용만 수록되었고, 나중에 지쿠마문고에서 문고판으로 나올 때 전부가 담겼다. 덧붙여 아카세가와의 연재는 마찬가지로 스에이 아키라(1948~) 편집장의 잡지 《위크엔드 슈퍼》의 연재, ‘자택에서 할 수 있는 르포르타주’가 잡지명 변경과 함께 어느샌가 ‘초예술 토마손’으로 바뀐 것이다.


영향

1983년에 토마손 관측센터에 의한 〈번민하는 거리〉라는 전람회가 신주쿠의 갤러리 612에서 열리고, 아카세가와 겐페이의 그림이나 물건 사진이 전시되었다.

그 뒤 도쿄도 출판사 후원으로 도쿄에서의 ‘토마손 버스 투어’나 아카세가와 겐페이의 강연이 여러 곳에서 열리고, 또 NHK나 11PM 등의 TV 프로그램에서 다루어지며, 단행본 《초예술 토마손》이 출간되면서 하나의 붐의 피크를 맞이했다.

하지만 정작 아카세가와나 그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토마손 관측센터는 붐의 고조로 인해 오히려 피폐해지는 바람에, 차제에 활동은 수그러들었다.

그 무렵 후지모리 테루노부(1946-) 등의 ‘건축탐정’(오래된 거리 건물의 관찰・분석・컬렉션), 하야시 죠지의 맨홀과 그 밖에 노상의 여러 가지의 수집, 미나미 신보의 하리가미 채집 분석, 이치키 츠토무의 건축 파편 수집 등 길거리에 얽힌 컬렉션의 활동과 함께 치쿠마쇼보 출판사에서 『노상관찰학 입문』이 출판되었고, 그에 맞춰서 1986년, 학사회관에서 노상관찰학회의 발족식이라 칭한 이벤트가 개최되어 기자회견 등을 시행했다. 기획한 것은 치쿠마쇼보의 편집자 마츠다 테츠오다.

1996년 12월 4일, PC용 소프트웨어 〈초예술 토마손의 모험〉이 저스트 시스템에서 발매됐다. 이것은 치쿠마쇼보의 제휴에 의한 것으로, 아카세가와 겐페이・미나미 신보・마츠다 테츠오의 3인이 출연하는 약 45분 분량의 새로 촬영한 동영상, 가공의 마을・도마코마이(히타노다이 모델)의 토마손을 탐색하는 모드 등을 수록했다.

2012년에는 토마손 관측센터가 페이스북을 개설, 인터넷으로 물건의 보고를 접수하거나, 보고된 물건을 공유하는 형태로 널리 소개하거나, 또 전용의 보고 용지를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할 수 있게끔 하는 등 인터넷과 융합한 새로운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또 물건 보고회도 연 2회 정도 개최되고 있다.

2013년에는 토마손 관측센터가 창립 31주년을 기념하여 도쿄 신주쿠의 한 갤러리에서 〈대 토마손〉 전시회를 개최했다.

현대 일본 역사가 조던 샌드(1960-)의 2013년 저서 『도쿄 버내큘러: 커먼스페이스, 지역사, 발견된 오브제』의 제3장 “일탈적 속성: 거리 관찰 연구”에서도 토마손 현상을 논한다. 샌드는 또한 2010년에 번역된 「초예술 토마손」에 에세이를 기고했다.

2013년 브루클린 갤러리, 리얼 파인 아츠에서 열린 전시회 “라 푸셰르 드 솔레이”(태양의 먼지)에는 시멘트 벽에서 튀어나온 아카세가와 겐페이의 사진 복사본 형태로 토마손이 전시되었다.

토마손은, 영화 등의 분야에도 영향을 주며, 영화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더 무비〉에서 토마손의 일종인 ‘원폭 타입’이 어떤 장면에 등장하여 기묘한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예가 있다. 또 윌리엄 깁슨(1948-)의 근미래소설 『버추얼 라이트』에도 초예술 토마손이 나오고 있고, 그 일은 미국의 야구선수명감 사이트의 토마손 선수 항목에서 언급되기도 한다.


토마손의 분류

치쿠마문고 『토마손 대도감』에 의한 분류:

무용계단

순수 계단이라고도 한다. 오르내리는 것만 되는 계단. 원래는 계단의 끝에 사립문 따위가 있었던 것이 많다. 설계 변경 등의 이유로, 신설 당시부터 무용계단이 돼버린 것도 존재한다.

무용계단의 예. via Wikimedia Commons

무용문

막혀버려도 여전히 문으로서의 위엄을 유지하고 있는 문. 또한 담이나 벽 등이 없고, 본래라면 문을 필요로 하지 않을 개방된 장소에 설치되어 있는 문도 ‘무용문’(『토마손 대도감』에서는 마츠다가 ‘역무용문’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도 한다)으로 분류된다.

히사시

차양. 무용차양이라고도 한다. 밑에 있던 창문이나 문짝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비를 막고 있는 차양을 말한다.

무용창

막힌 창. 막는 방법에 공들인 것이 아름답다.

누리카베

무용문이나 무용창과 겹친다. 막은 창이나 문의 흔적. 콘크리트로 바르고도 완전히 감추지 못한 영역. 주위와의 미묘한 차이를 즐긴다.

원폭 타입

평면상의 토마손. 건물 등의 흔적이, 벽에 실루엣 형태로 남아 있는 물건. 밀집해 세워져 있던 건물군의 일부가 헐린 경우 등에 출현한다. 물에 의해 발생한 경우는 ‘수폭’, 간판 등이 분리되었을 때 생긴 것은 ‘중성자폭탄’이라고 한다. 덧붙여, 토마손 관측센터의 페이스북에서는, 보고자에게 ‘원폭 타입’의 명칭을 피하고 ‘그림자 타입’ 등의 명칭으로 바꾸도록 권장하고 있다.

꽤 윤곽이 흐려져 있지만, 원폭형 토마손의 예. via Wikimedia Commons

고소

물체 자체는 정상이지만, 평소 어느 장소보다도 높은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위화감을 가져오는 구조물. 2층에 있는 손잡이가 달린 문 등. 계단이 헐린 경우에 출현하는 경우가 많지만, 안쪽에 크레인 등이 격납된 실용적인 문으로, 범용의 문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데베소

보이지 않게 발라버린 벽으로부터 약간 튀어나온 문 손잡이나 수도꼭지 등의 작은 돌기물.

우야마

간판이나 표지의 문자가 일부 사라져 있는 것. 최초의 물건이 ‘(문자 누락)은 우야마/우야마(문자누락) 가게’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카스테라

벽면에서 튀어나온 직사각형 모양의 부분. 퇴창(내민창)을 막거나 했을 때 발생한다. 또한, 반대로 움푹 들어간 부분은 ‘역카스테라’라고 불린다.

아타고

도로 변에 있는 의미불명의 돌기물. 차량의 주차금지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 토마손 탐색 초기, 아카세가와 등이 신바시에서 아타고야마로 향하는 도중에 이것의 제1호를 발견했기 때문에 아타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생매장

길 위의 물건의 일부가 콘크리트 등으로 묻혀 있는 것.

지층

지면에 단층이 형성된 것. 동일 장소를 여러 번 공사했을 때 등에 볼 수 있다.

경계

가드레일, 울타리, 담장 등, 경계를 표시하는 물건으로, 의미가 즉석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

네지레

통상, 곧은 직각으로 만들어져 있는 건축물 안에 있어서, 미묘한 네지레(뒤틀림, 꼬임)를 가진 물건. 수직 병행 규격으로 나돌고 있는 상품을, 비스듬히 사용했을 때에 발생한다.

아베 사다

도중에 끊어진 전신주의 흔적. 명명은 아베 사다 사건으로부터 유래. 평면상의 원폭 타입. 넓은 의미에서는 지층 물건에 포함된다.

모노쿠우키

나무가 울타리나 철조망 등을 삼키면서 자라고 있는 것. 단, 이 자체는 식물의 성장에 따른 ‘감아치기’ 등으로 불리는 현상으로 그다지 희소한 현상이 아닌 데다, (장애물의 설치 이외의 요소에는) 사람이 얽히지 않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다. 『초예술 토마손』에서는 ‘식물은 강한 타입’이라는 호칭도 볼 수 있다.

무용교

매립된 강에 놓은 다리 등 쓸모가 없는 다리. 단, 암거(땅 속에 낸 도랑)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지하에 공동(빈 공간)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 등의 중량물을 통과시키는 길은 교량 구조로 해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무용하다고는 단정할 수 없고, ‘외견적으로 헛되이 보인다’라고만 하는 이유에서다.

암거화된 용수로 위에 남는 다리 자리와 난간. via Wikimedia Commons

순수 타입

분류할 수 없고, 실용적 의미가 생각될 수 없는 것. 열면 벽면이 나오는 ‘순수 셔터’, 산이 없는 장소에 터널만 존재하는 ‘순수 터널’ 등이 있다. 요쓰야 계단도 이쪽으로 분류된다.

증발

간판의 퇴색이나, 기념비의 일부 손괴 등으로, 원래의 의미가 알기 어렵게 되어 있는 것. 물질의 재질적 수명에 의한 경우가 많다. 특히 간판에서는 눈에 띄는 색상으로 사용되는 빨간색 계통의 페인트는 퇴색하기 쉬우며, 가장 좋은 캐치 카피나 상품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읽을 수 없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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