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과 현대건축


건축과 관련된 페미니즘 이론은 아일린 그레이, 샬로트 페리앙, 마리온 마호니 그리핀, 릴리 라이히, 제인 드류, 리나 보 바르디, 앤 팅, 노마 메릭 스클라렉, 데니스 스콧 브라운과 같은 여성 건축가들의 재발견을 위한 길을 개척했다. 이들 여성은 기존의 틀에 도전하는 건축을 상상하고, 미래의 여성 디자이너와 건축가를 위한 길을 닦았다.


여성의 건축 분야 진출

1872년 7월, 줄리아 워드 하우는 여성 인권 홍호자로서 런던의 빅토리안 디스커션 소사이어티에서 여성 예술가에 초점을 맞춘 강연을 했다. 그녀는 여성 건축가들이 이 분야에서 적합성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숙고했다.

“여성들은, 유감스럽게도 미적 감각도 아이디어도 없는 일부 우리 건축가들의 도제가 되기 위해 요구해야 하며, 필요한 벽돌의 양과 얻을 수 있는 수익을 계산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많은 남성 비평가와 언론인들은 이 기회를 기용해 건축을 “남성의 직업”이라고 규정하며 여성의 건축 분야 진출을 부정적으로 비판했다. 이들 중에는 1902년 “여성이 건축업에 종사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여 “여성은 기질적으로 좋은 건축 디자인의 생산에 적합하지 않으며” “여성의 가벼운 터치”와 “매력적인 장식성은 건축에 필요한 남성적인 힘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브리티시 아키텍트》의 편집자인 토마스 래플스 데이비슨이 있다. 그로부터 16년 후인 1888년 4월, 루이스 베순은 미국건축가협회(AIA)의 회원으로 선출된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건축업에서 여성의 미래는 자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 최초의 두 건축 프로그램은 파리 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1856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그리고 1871년 코넬 대학교에서 개발되었다.


모더니즘 시대의 여성 건축가 및 디자이너

가족의 변화하는 요구에 대한 아이디어는 트뤼스 슈뢰더, 아일린 그레이의 주택, 르코르뷔지에의 빌라 스타인 드-몽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리트벨트 슈뢰더 하우스는 가족의 “모던한(현대적인)” 삶이 새로운 건축을 요구했던 방식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이다.

“슈뢰더 하우스는 예술적 디자인의 창의적인 작업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가족 생활, 여성의 권리, 개인과 서로에 대한 책임을 재정의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제공했다.

슈뢰더와 마찬가지로, 그레이는 거주자와 새로운 가족 단위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건축을 디자인했다. 그레이는 현대 건축의 모델인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의 5요소” 안에서 작업했으며 건물이나 집의 문제를 경험의 측면에서 다루었다. 이 집이 페미니즘 이론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전형적인 가족 집단과 젠더(사회적으로 정의된 성) 관계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부부와 자녀를 둔 여성으로 구성된 이 가족 집단은 가정 공간에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의 저명한 모더니즘 건축가인 제인 드류는 1950년에 맥스웰 프라이와 함께 설립한 프라이, 드류 & 파트너스에서 대표 건축가로 활동했다. 제인 드류의 가장 유명한 디자인 중 하나는 1964년에 지어진 영국 세인트헬렌에 있는 필킹턴 브라더스 본사였다. 제인 드류는 특히 모더니즘 시대에 건축 분야에서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데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벤투리, 스콧 브라운 & 어소시에이츠의 또 다른 영향력 있는 건축가인 데니스 스콧 브라운은 1955년 런던에 있는 AA 스쿨을 졸업했다. 여성이 회사의 대표가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던 1967년, 그녀는 로버트 벤투리와 함께 공동-대표가 되었다. 그들의 작업은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지만, 데니스 스콧 브라운의 건축계 여성에 대한 옹호는 여전히 유효하다.

씨니 보에리(1924-2020)는 『브레이킹 그라운드: 여성에 의한 건축』라는 책에서 제인 홀의 글을 인용한다:

“나는 디자인을 할 때 여성이나 남성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1905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메이블 브라운은 면허가 있는 여성 건축가들을 인터뷰하면서 여성이 왜 여전히 “호기심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출발점이 주어지지 않으면 여성이 발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평등을 요구한 풀뿌리 건축 단체들

1970년대에는 건축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OWA(여성건축가협회), 시카고 여성건축가회, AWA(건축계 여성 연합)은 건축 분야에서 여성들이 차별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조명하는 동시에 회원들이 자신의 직업적 길을 나아가는 데 필요한 지침과 격려를 제공하기 위해 플랫폼을 개발한 세 단체다.


현재의 여성 건축가 및 디자이너

타티아나 빌바오, 자하 하디드, 잔느 갱, 세지마 가즈요, 오딜 데크, 마야 린, 엘리자베스 딜러, 파시드 무사비, 모리 토시코, 소피아 폰 엘리히스하우젠 등 건축계에는 모더니즘 여성들의 작업을 계승하고 확장한 여성 건축가들이 많이 있다.

이들 여성은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건축가 중 일부에 불과하다. 그들이 “페미니즘 건축”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이 분야의 여성이 더 많은 대표성과 평등을 옹호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하 하디드는 이라크에서 태어나 모더니즘 시대의 여성 건축가들의 유산을 이어받아 당대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부상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녀는 2004년 여성 최초로 프리츠커상(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일부에게만 수여되는 저명한 건축 디자인 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에서 수여하는 건축 부문 로얄 골드 메달을 받은 유일한 여성이 되기도 했다. 이는 오늘날 여성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에게 특히 중요한데, 권위 있는 직책에서 인정받는 여성의 수가 여전히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딜러 스코피디오 + 렌프로의 또 다른 대표 건축가인 엘리자베스 딜러는 『브레이킹 그라운드: 여성에 의한 건축』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기존의 벽을 부수려 하기보다는 정문으로 들어간다.”

버블 아키텍츠의 공동 창립자인 페트리샤 히키는 『여성 건축가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책에서, “여성이 건축사무소에서 승진이 막히는 이유는 현장에서 존중받지 못할 거라고 실무 책임자들이 생각해서가 아니라, 주로 남성인 책임자들이 사무실 내 여성 리더들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인데, 이는 여성이 더 높은 권위 있는 직책에 접근하는 데 있어 그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직책에 있는 주로 시스젠더(생물학적 성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남성들의 여성혐오적 행동에 책임을 지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건축업계의 성차별

건축학교를 졸업하고 현재의 디자인, 건축, 엔지니어링 분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직면하는 성차별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유감스러운 통계는 건축학교를 졸업하는 여성은 증가하고 있지만 라이센스를 취득한 여성 건축가, 특히 유색인종 여성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스피나 스트러티가코스(1963-)의 『여성 건축가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책에 따르면, 2000년에는 등록 건축사 중 13%가 여성이었으며 2016년에는 그 비율이 19%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느린 진행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볼 때,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50대 50이 되는 건 2093년이 되어야 가능할 수 있다.

이 분야에서 여성들이 처한 또 다른 유감스러운 현실은 성희롱과 여성혐오 문제다. 이것은 특히 여성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 건설 관리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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