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지역주의


비판적 지역주의는 인터내셔널 스타일(국제 양식)의 장소-없음과 정체성 결핍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지만, 포스트모던 건축의 기발한 개인주의와 장식을 거부하기도 하는 건축적 접근방식이다. 비판적 지역주의의 스타일링은 모던한 전통에 뿌리를 두되 지리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에 묶여 있는 건축을 제공하는 것을 추구한다. 비판적 지역주의는 단순히 토착 건축의 의미에서의 지역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건축의 글로벌 언어와 로컬 언어 사이를 중재하고자 하는 디자인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법이다.

“비판적 지역주의”라는 관용구는 건축 이론가인 알렉산더 초니스(1937~)와 리안 르페브르(1949-)가 1981년 출간한 『그리스 건축』에 담긴 에세이 「그리드와 길」에서 처음 발표되었고, 역사가이자 이론가인 케네스 프램튼이 약간 다른 의미로 사용했다. 스리랑카 건축가 미넷 드 실바(1918~1998)는 1950년대에 이 건축 스타일을 실천한 선구자 중 한 명이었으며 그것을 ‘지역적 모더니즘’이라고 불렀다.

이와 같이 비판적 지역주의자들은 모던 및 포스트모던 건축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

Critical Regionalists thus hold that both modern and post-modern architecture are “deeply problematic”.

덴마크의 〈박스베르 교회〉, 예른 웃손, 1968. via Wikimedia Commons
핀란드의 〈새위넷살로 시청사〉, 알바 알토, 1952. via Wikimedia Commons

케네스 프램튼

「비판적 지역주의를 향하여 : 저항의 건축을 위한 여섯 가지 요점」에서, 프램튼은 폴 리쾨르(철학자, 1913~2005)의 “현대적이 되면서 근원으로 돌아가는 방법; 오래되고 활동을 중단한 문명을 되살리면서도 보편적 문명의 일부가 되는 방법”을 소환한다. 프램튼의 제안에 따르면, 비판적 지역주의는 그것의 보편적으로 진보적인 특성 때문에 비판적으로 현대 건축을 채택해야 하지만 동시에 건물의 지리적 맥락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 프램튼은 주안점이 지형, 기후, 빛이 있어야 하며; 시노그래피(즉, 연극 배경 화법)보다는 텍토닉 형태; 그리고 시각적 감각보다 촉각적 감각에 두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프램튼의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현상학에 의지한다.

프램튼이 간략하게 논의하는 두 가지 사례는 예른 웃손(1918~2008)과 알바 알토(1898~1976)이다. 프램튼의 관점에서, 코펜하겐 인근에 있는 웃손의 박스베르 교회(1973-6)는 보편적 문명과 세계 문화 사이의 자의식적 합성이다. 이는 합리적이고 모듈화되고 중립적이며 경제적인 부분적으로는 조립식인 콘크리트 외피(즉, 보편 문명)와, 특별히 설계된 ‘비경제적’이고 유기적인 내부의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대비를 통해 드러난다. 내부 구조는 빛을 조작하여 신성한 공간과 ‘다층적인 문화 간 참조’를 형성하는데, 프램튼은 서구 문화에서는 그 선례를 찾을 수 없으며, 오히려 중국의 파고다 지붕(즉, 세계 문화)에서 그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 알토의 경우, 프램튼은 붉은 벽돌의 새위넷살로 시청사(1952)에 대해 논의하며, 건물 재료의 촉각적 특성의 사용에 의해 영향 받는 보편적인 기술과 비전에 대한 저항이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그는 계단의 벽돌 표면의 마찰감과 의회 회의실의 탄력 있는 나무 바닥 사이의 대비를 체감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프램튼은 이 주제에 대한 자신의 저술뿐만 아니라, 비판적 지역주의의 윤리에 부합하는 건축가들과 건축 실무에 관한 출판물에서 서문, 머리말, 서론 등의 형태로 기고함으로써 이러한 사상의 지적 영향력을 더욱 확장해왔다.


윌리엄 J. R. 커티스 및 수하 오즈칸

건축에서는 지역주의에 대한 두 가지 다른 인식이 있어 왔다. 그중 하나는 커티스(1948~) 같은 서구 작가들의 것으로, 이들의 정의는 특히 이란과 같은 이슬람 국가에서 지난 2세기 동안 나타난 건축 양식을 분석할만큼 충분히 망라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주의에 대한 오즈칸의 정의는 보다 더 객관적이다.


알렉센더 초니스 및 리안 르페브르

알렉센더 초니스. via Wikimedia Commons

알렉산더 초니스와 리안 르페브르에 따르면, 비판적 지역주의는 반드시 맥락에서 직접적으로 끌어낼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요소들을 맥락에서 분리하되 낯선 방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여기서 목표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장소의 붕괴와 상실을 반성과 자기 평가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비판적 지역주의자 건축가

알토와 웃손 외에도, 다음과 같은 건축가들이 자신의 작업에 (프램튼적 의미에서) 비판적 지역주의를 사용했다: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1933~), 스튜디오 그란다, 마리오 보타, 에두아르도 소투 드 모라, 마헤쉬 나이크, 사힐 아메드, 마즈하룰 이슬람, B.V. 도시, 맥스 스트랭, 찰스 꼬레아, 크리스토퍼 베닝거, 호르헤 페레이라 차베스(1920~1981), 라파엘 모네오, 제프리 바와, 라지 르왈, 다르메쉬 바다발라, 아쇼크 “비하리” 랄 닐카트 차야(카카), 수미트로 고쉬, 오 비엣 투, 안도 타다오, 맥 스코긴 / 메릴 엘람, 글렌 머컷, 욘센 슈말링 아키텍츠, 켄 양, 필립 마덱, 윌리엄 S.W. 림, 테이 켕 순, WOHA 아키텍츠(싱가포르), 유하니 팔라스마, 왕 슈, 유하 레이비스카, 페터 춤토르, 카를로 스카르파, 밀러 | 헐, 탄 혹 벵, 피터 스터치버리, 레이크 플레이토, 릭 조이, 톰 쿤디그, 스베레 펜(노르웨이). 드미트리스 & 수자나 안토나카키스는 알렉산더 초니스와 리안 르페브르가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두 명의 그리스 건축가이다.

비판적 지역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독특한 하위 양식으로 발전해 왔다. 글렌 머컷의 단순한 토착적 건축 양식은 호주의 비판적 지역주의 변형을 대표한다. 싱가포르에서는 WOHA가 지역 기후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건축 어휘를 발전시켜 왔다.


비판

비록 비판적 지역주의는 지역의 기후, 부지 조건, 그리고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에 디자인을 맞추려는 시도를 지지하지만, 이는 모더니즘의 인터내셔널 스타일에 비해 발전된 형태로 평가되며, 건축 이론가인 니코스 살린가로스는 비판 이론에서 파생된 비판적 지역주의의 반(反)지역적, 반(反)전통적 경향을 비판한다. 니코스 살린가로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실제로 비판적 지역주의는 모더니즘의 형식적 언어를 고의적으로 영속화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해하는 것은, 지역주의는 전통적 형식 언어를 보호하고 재사용해야 한다. 진정한 지역주의는 위로부터 강요된 모든 글로벌한 형식 언어로부터도, 그리고 획일화 및 순응의 힘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


문화 연구 분야

그 뒤에, “비판적 지역주의”라는 관용구는 문화 연구, 문학 연구, 정치 이론, 특히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1942-)의 작업에서도 사용되었다. 스피박은 주디스 버틀러(1956~)와 공동 저술한 2007년 작업인 “누가 민족국가를 노래하는가?”에서 국경의 해체와 경직된 국가 정체성을 전제로 하는 민족주의에 대한 해체적 대안을 제안한다. 더글라스 라이케르트 파웰의 책 『비판적 지역주의 : 미국 경관 속 정치와 문화 연결』(2007)은 비vks적 지역주의라는 용어가 건축 이론에서 처음 사용된 이후 문학, 문화, 정치 연구로 확장되는 궤적을 추적하고, 그 분야들의 교차점을 바탕으로 한 방법론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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